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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기독교 드라마라는 말만 들으면 좀 딱딱하고 교훈적일 거라고 지레 짐작했습니다. 그런데 더 초즌 시즌1 마지막 편을 보고 나서 그 생각이 완전히 틀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즌1의 마지막 에피소드인 만큼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한 데 모이는 장면이 특히 인상 깊었고, 다 보고 나서 한참을 멍하니 앉아 있었습니다.
사마리아 여인 — 대낮의 우물가에서 벌어진 일
이 에피소드에서 제가 가장 오래 마음에 담아 둔 장면은 예수님과 사마리아 여인의 대화였습니다. 직접 보고 나서야 이 장면이 얼마나 치밀하게 구성됐는지 실감했습니다.
유대인과 사마리아인은 오랜 역사적 갈등 때문에 서로 말도 섞지 않는 사이였습니다. 더 초즌에서는 이 배경을 꽤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마카비 전쟁(기원전 2세기 유대 민족이 셀레우코스 제국의 지배에 맞서 싸운 독립 전쟁)에서 사마리아인이 적 편이었던 것, 유대인이 사마리아의 성전을 파괴한 것 등 역사적 맥락이 제자들의 입을 통해 자연스럽게 나옵니다. 여기서 마카비 전쟁이란 기원전 167년경 셀레우코스 왕국의 종교적 탄압에 맞서 유대인 마카비 가문이 일으킨 독립 운동으로, 이후 유대 독립 왕국 수립으로 이어진 사건을 말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사마리아를 통과하는 경로를 선택하십니다. "들르고 싶은 곳이 있다"는 말 한마디와 함께요. 저는 그 장면을 보며 제가 신앙 안에서 얼마나 자주 '익숙한 길'만 고집해 왔는지를 돌아봤습니다. 불편한 사람, 불편한 상황을 슬쩍 돌아가는 방식이요.
우물가에서 예수님은 여인에게 먼저 말을 겁니다. 다섯 번 결혼하고 지금은 결혼하지 않은 남자와 사는 여인이었고, 그래서 다른 여인들이 오지 않는 한낮에 혼자 물을 길러 나온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은 그 여인의 과거를 하나씩 꺼내십니다. 하지만 비난하거나 정죄하려는 게 아니었습니다. "난 비난하러 온 게 아니다"라는 대사는 짧지만 그 무게가 상당했습니다.
- 유대인-사마리아인 갈등의 역사적 배경(마카비 전쟁, 성전 파괴)이 대화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음
- 여인은 대낮에 혼자 우물에 올 수밖에 없는 처지였고, 예수님은 그 배경을 이미 알고 계셨음
- "영과 진정으로 예배"한다는 말은 장소나 민족의 구분을 넘는 개념으로 제시됨
세리 마태 — 떠남이 이렇게 묵직할 줄은 몰랐습니다
솔직히 저는 마태의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마음에 남을 줄 몰랐습니다. 성경에서 마태는 그냥 "부름받고 따라간 세리" 정도로만 기억하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 에피소드는 그 이후의 파장을 보여 줍니다.
로마 치안관 퀸투스가 마태가 자리를 비운 걸 알게 되는 장면, 마태의 부모님이 로마 병사 가이오한테서 아들의 소식을 전해 듣는 장면이 교차되면서 "따라간다"는 결정이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미치는 일인지 보여 줍니다. 제가 직접 보면서 느낀 건, 마태의 아버지가 집 앞에 놓인 소가 묶여 있는 걸 보고 한참 서 있는 그 정적이었습니다. 대사 한 마디 없이 그 장면이 다 설명되더군요.
공관복음서(마태복음, 마가복음, 누가복음을 묶어 부르는 말로, 세 복음서가 상당 부분 유사한 관점과 내용을 공유하기 때문에 붙여진 명칭입니다)에는 마태의 부름이 단 몇 절로 요약됩니다. 더 초즌은 그 "몇 절"의 전후를 상상력으로 채워 넣은 셈인데,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제작진의 해석이 들어간 부분이 분명히 있고, 특히 인물의 내면 감정이나 가족 관계 같은 세부 설정은 성경에 없는 내용입니다.
그럼에도 이 장면이 가치 있었던 건, 말씀 속 짧은 문장이 실제로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파문을 일으켰는지를 상상하게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읽을 때 우리는 너무 빨리 넘어가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 역시 마태의 이름을 수십 번 읽었지만 그 뒤에 남겨진 사람들을 생각해 본 적은 없었습니다.
말씀 묵상 — 이 드라마가 성경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이유
더 초즌을 보고 나서 제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성경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이건 좀 뜻밖이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고 나면 보통 그 여운을 그냥 갖고 있는 편인데, 이번에는 본문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드라마가 보여 준 사마리아 여인 이야기는 요한복음 4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예수님이 "영과 진정으로 예배할 것"이라고 말씀하시는 장면은 요한복음 4장 24절 말씀과 직접 이어집니다(출처: Bible Gateway, 요한복음 4장). 드라마는 이 구절을 그대로 가져오면서 대화의 맥락 속에 녹여 넣었는데, 본문과 드라마를 비교해서 읽으니 오히려 말씀이 더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드라마에는 성경에 없는 장면도 꽤 있습니다. 니고데모와 그의 아내의 대화, 마태 부모님의 반응, 사마리아 여인의 전남편들 이야기 등이 그렇습니다. 이런 장면은 역사-문화적 맥락(당시 팔레스타인의 생활 방식, 로마의 통치 구조, 유대 율법의 적용 방식 등 성경 본문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시대적 배경)을 바탕으로 제작진이 재구성한 것입니다. 여기서 역사-문화적 맥락이란 성경 본문이 기록된 시대의 사회, 종교, 정치 상황을 파악하여 말씀의 의미를 더 깊이 이해하는 해석 방법론을 말합니다. 이 부분을 성경 사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저는 이 드라마를 성경 공부의 보조 자료로 보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감동적인 장면이 나왔을 때 "이게 성경에 실제로 있는 말씀인가?" 하고 본문을 직접 찾아보는 습관을 들이면 오히려 말씀 묵상의 폭이 넓어집니다. 드라마가 성경을 대신하는 게 아니라, 다시 성경을 펼치게 만드는 통로가 되는 것이죠.
시즌1 완결 — 시즌2는 어디로 가는가
시즌1 마지막 편을 다 보고 나서 든 생각은 딱 하나였습니다. "시즌2는 어떻게 전개되는 거지?" 시즌1은 인물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나는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됐습니다. 사마리아 여인, 마태, 베드로와 그의 아내 에덴, 니고데모, 그리고 막달라 마리아까지 — 이 인물들이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조각조각 보여 주는 방식이었습니다.
시즌1의 마지막은 일종의 집결(集結)처럼 보였습니다. 여러 인물의 이야기가 하나의 흐름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시점이요. 사마리아에서의 며칠 체류 선언, 로마의 수배령 시작, 니고데모의 내면 갈등 — 이 세 가지가 맞물리면서 시즌2에서 긴장감이 본격적으로 올라갈 것임을 예고합니다.
더 초즌은 크라우드펀딩(불특정 다수의 후원자로부터 소액을 모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자금 조달 방식) 기반으로 제작된 작품으로, 제작사 앤젤 스튜디오가 이 방식으로 시청자와 직접 연결된 구조를 만들어 냈습니다. 여기서 크라우드펀딩이란 제작사가 투자자 한 명에게 의존하지 않고 수많은 시청자가 소액씩 후원해 작품을 함께 만드는 방식을 말합니다. 이 구조 덕분에 더 초즌은 상업적 압박보다는 콘텐츠의 방향성을 우선시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출처: The Chosen 공식 홈페이지).
제가 직접 시즌1 전편을 다 보고 난 느낌은, 이 드라마가 "예수님이 왜 이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셨는가"라는 질문을 반복적으로 던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시즌2에서도 그 질문이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습니다. 다만 저는 드라마를 보는 내내 "이 장면이 성경에 있는 건가, 없는 건가"를 의식하게 됐고, 그 의식 자체가 말씀을 더 가까이 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더 초즌은 성경 내용을 그대로 담은 드라마인가요?
A. 성경 본문을 바탕으로 하지만 기록되지 않은 부분은 역사-문화적 맥락과 제작진의 해석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감동적인 장면도 창작된 부분이 많기 때문에, 드라마를 본 뒤에는 반드시 성경 본문과 비교해서 보는 습관이 필요합니다.
Q. 사마리아 여인 이야기는 성경 어디에 나오나요?
A. 요한복음 4장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드라마에서 예수님이 "영과 진정으로 예배하라"고 하신 장면은 요한복음 4장 24절 말씀과 직접 이어집니다. 드라마와 본문을 함께 읽으면 말씀이 더 선명하게 느껴집니다.
Q. 더 초즌을 처음 보려면 시즌1부터 봐야 하나요?
A. 네, 시즌1부터 보시는 걸 추천합니다. 각 인물이 예수님을 처음 만나는 배경과 감정선이 시즌1에서 구축되기 때문에, 중간부터 보면 인물들 사이의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시즌1 마지막 편에서 여러 이야기가 하나로 모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순서대로 보는 것이 훨씬 풍부한 경험을 줍니다.
Q. 더 초즌은 넷플릭스에서 볼 수 있나요?
A. 넷플릭스에서 시청이 가능합니다. 다만 국가별 서비스 여부나 시즌 제공 범위는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재 내 지역 서비스 상태는 넷플릭스 앱에서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결론
더 초즌 시즌1 마지막 편을 다 보고 나서 제가 내린 결론은 이렇습니다. 이 드라마는 성경을 이미 아는 사람에게도, 처음 접하는 사람에게도 각자의 방식으로 무언가를 건드립니다. 저처럼 말씀을 수십 번 읽었지만 표면만 훑고 지나쳤던 사람에게는 "이 사람이 실제로 있었다"는 감각을 돌려주는 작품입니다.
다만 드라마가 감동적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장면을 성경적 사실로 받아들이면 곤란합니다. 창작된 장면과 본문에 기반한 장면을 구분하면서, 드라마를 본 뒤에는 꼭 성경 본문을 직접 펼쳐 보시길 권합니다. 그렇게 볼 때 이 작품의 가치가 가장 잘 살아납니다. 시즌2가 어떻게 전개될지, 저도 기대하면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참고: 넷플릭스 더 초즌 시즌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