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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삼갈 사사 (소사사, 동역, 리더십)

기도하는예나아빠 2026. 8. 6. 09:15

목차


    사역을 혼자 다 짊어지려다 어느 순간 완전히 탈진한 적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완벽주의 성향 탓에 팀원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혼자 끌어안았다가 결국 몸도 마음도 바닥을 쳤습니다. 그때 사사기 3장 31절, 단 한 절짜리 인물 삼갈을 다시 읽으며 무언가가 달라 보였습니다. 소 모는 막대기 하나로 블레셋 사람 600명을 물리친 이 이름 없는 구원자가, 오히려 저에게 리더십의 본질을 가르쳐줬습니다.



    소사사 삼갈, 왜 단 한 절로 기록됐을까

    사사기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사가 등장합니다. 기드온, 삼손, 드보라처럼 여러 장에 걸쳐 상세히 기록된 메이저 사사(Major Judge)가 6명, 그리고 아주 짧게 언급되는 마이너 사사(Minor Judge)가 6명입니다. 여기서 마이너 사사란 이스라엘을 구원한 공로는 분명하지만, 성경이 그 행적을 길게 풀어 설명하지 않는 인물들을 가리킵니다. 삼갈은 그 마이너 사사 중에서도 가장 먼저 나오고, 분량도 가장 짧습니다. 딱 한 절입니다.

    그런데 이 한 절이 흥미롭습니다. 사사기 4장 1절은 "에훗이 죽은 후에"라고 시작하지만, 3장 31절은 "에훗 후에는"이라고 다르게 씁니다. 성경 본문의 이 미묘한 차이를 처음 발견했을 때 저는 좀 놀랐습니다. 삼갈은 에훗이 살아 있던 동안, 즉 기존 사사가 아직 현장에 있는 시점에 함께 세워진 것입니다. 이것은 당시 이스라엘 역사에서 전례가 없던 투톱(Two-top) 리더십 체제였습니다.

    왜 하나님은 에훗이 건재할 때 굳이 삼갈을 또 세우셨을까요. 그 단서는 에훗의 통치 기간에 있습니다. 사사기 3장 30절에는 그 땅이 80년 동안 평온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만약 에훗이 20세에 사사가 됐다면 최소 100세, 30세에 됐다면 110세가 되는 계산입니다. 아무리 탁월한 지도자라도 이 나이가 되면 영적 지도력(Spiritual Leadership)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영적 지도력이란 단순히 카리스마나 능력이 아니라, 공동체가 하나님의 방향을 잃지 않도록 이끄는 리더의 영향력 전반을 뜻합니다. 하나님은 그 공백이 생기기 전에 미리 삼갈을 준비시키신 겁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점은 삼갈이 이방인 출신이라는 사실입니다. 12명의 사사 가운데 이방인 혈통으로 기록된 인물은 삼갈이 유일합니다. 저는 이 대목에서 한국 교회가 종종 가지는 선입견, 즉 "우리 안의 사람만이 하나님의 일을 할 수 있다"는 고정관념이 흔들리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하나님은 자기 백성의 안전을 위해 기꺼이 이방인까지 도구로 쓰십니다.

    • 삼갈은 마이너 사사 중 가장 짧게 기록됐지만 이스라엘 구원의 역할은 동일했습니다
    • 에훗 생전에 세워진 최초의 동시대 사사로, 투톱 리더십의 성경적 선례가 됩니다
    • 이방인 출신이라는 배경은 하나님이 도구를 선택하는 기준이 인간의 기준과 다름을 보여줍니다
    • 소 모는 막대기처럼 평범한 도구도 하나님 손에 들리면 600명을 당하는 무기가 됩니다
    요약: 삼갈은 단 한 절로 기록된 소사사지만, 기존 리더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하나님이 직접 세우신 동역자이며, 도구와 출신보다 부르심이 먼저임을 증언합니다.

     

    부족함을 채우는 동역, 그것이 공동체의 생존 원리다

    저는 성격이 꽤 예민하고 계획적인 편입니다. 그래서 젊은 시절에 "내가 직접 해야 제대로 된다"는 생각으로 혼자 모든 것을 끌어안았습니다. 그 결과는 번아웃(Burnout)이었습니다. 번아웃이란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가 장기화되면서 신체적·정서적 에너지가 완전히 소진된 상태를 말합니다. 어느 날 예배 준비를 하다가 손이 떨리는 것을 느꼈을 때 비로소 인정했습니다. 저 혼자는 안 된다고.

    삼갈의 이야기로 돌아와 보면, 하나님이 에훗 곁에 삼갈을 붙이신 방식이 바로 이 번아웃을 예방하는 신학적 구조입니다. 에훗이 80년 통치의 후반부로 접어들며 리더십에 균열이 생기기 전, 하나님은 이미 다음 사람을 준비시키셨습니다. 하나님의 공동체는 한 사람의 탁월함이 아니라 서로의 결핍을 채우는 상호보완적 팀워크(Complementary Teamwork)로 지속됩니다.

    한국 교회의 현실을 보면 이 원리가 더 절실하게 다가옵니다. 고령화가 심화되면서 오랜 세월 교회를 이끌어온 원로 목회자들의 은퇴 이후 영적 공백이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통계에 따르면 2020년대 들어 목사 고령화 비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으며(출처: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이는 리더십 승계(Leadership Succession) 문제, 즉 세대 간 지도력을 어떻게 이어받을 것인가의 문제를 교회 생존의 핵심 과제로 만들었습니다.

    제가 직접 팀 사역을 경험해보니, 부족함을 인정하고 나눌 때 오히려 사역의 질이 올라갔습니다. 계획적이지 못한 팀원이 아이디어를 가져오면 제가 구체화하고, 저의 딱딱한 소통을 따뜻하게 풀어주는 동역자가 옆에 있으면 교인들의 반응이 확실히 달랐습니다. 시편 18편 2절은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오 나의 요새시오 나를 건지시는 이시오"라고 고백합니다(출처: YouVersion 성경). 다윗이 이 고백에 이를 수 있었던 것도, 그가 혼자 모든 것을 감당했기 때문이 아니라 하나님이 붙여주신 사람들과 함께 싸워냈기 때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소 모는 막대기는 농기구입니다. 전쟁에 쓰는 무기가 아닙니다. 삼갈이 대단한 스펙이나 화려한 배경을 가진 인물이었다면 성경이 굳이 그 도구를 강조할 이유가 없었을 겁니다. 가장 평범한 것으로 가장 결정적인 일을 해낸 삼갈의 이야기는, 지금 제가 가진 것이 변변치 않다고 느낄 때마다 다시 꺼내 읽게 되는 본문입니다.

    요약: 공동체는 한 사람의 완벽함이 아닌 서로의 부족함을 채우는 동역으로 지속되며, 하나님은 그 원리를 에훗과 삼갈의 투톱 체제를 통해 이미 구약에서 보여주셨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삼갈은 소사사인데 왜 중요한가요?

    A. 분량이 짧다고 해서 역할이 작은 건 아닙니다. 삼갈은 이스라엘을 구원했다는 동일한 평가를 받고, 에훗 생전에 세워진 최초의 동시대 사사라는 점에서 리더십 승계의 성경적 원리를 보여주는 핵심 인물입니다. 기록이 짧을수록 오히려 더 집중해서 읽어야 하는 본문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Q. 소 모는 막대기로 600명을 죽인 게 실제로 가능한가요?

    A. 성경은 그 사건을 역사적 기록으로 제시합니다. 당시 소를 모는 막대기는 길이가 2~3미터에 달하는 단단한 나무봉으로, 무기로 쓰이면 상당히 치명적인 도구였습니다. 다만 성경 기자가 이 도구를 강조한 이유는 무기의 스펙보다 하나님의 개입 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신학적 메시지를 전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Q. 에훗 시대에 80년 평화가 가능했던 이유가 뭔가요?

    A. 사사기 전체 흐름에서 80년 평화는 유례없이 긴 기간입니다. 성경은 그 이유를 이스라엘 백성이 에훗 시대 동안 여호와 앞에서 악을 행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설명합니다. 하나님과의 신실한 동행이 외부의 침략을 막는 가장 근본적인 방어막이었다는 것, 이 원리는 지금도 유효하다고 저는 믿습니다.

     

    Q. 한국 교회의 리더십 공백 문제, 어떻게 접근해야 할까요?

    A. 삼갈의 선례처럼, 답은 기존 리더가 건재할 때 미리 동역자를 키우는 것입니다. 은퇴 이후를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현역 시절부터 투톱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이 성경적 방식에 가깝습니다. 제가 팀 사역을 통해 배운 것도 결국 같은 원리였습니다. 부족함을 인정하는 순간부터 진짜 공동체가 시작됩니다.

     

    결론

    삼갈은 단 한 절짜리 인물입니다. 화려한 스펙도, 긴 서사도 없습니다. 그런데 그 한 줄이 묻고 있는 것은 꽤 묵직합니다. 하나님이 나를 부르실 때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이냐고 묻지 않으신다는 것, 그리고 내가 아무리 탁월해도 혼자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젊은 시절 저를 살린 것은 결국 옆에 있어 준 동역자들이었습니다. 제가 못 보는 것을 봐준 사람, 제가 딱딱할 때 부드럽게 풀어준 사람. 하나님은 그렇게 사람을 보내주십니다. 지금 내 곁의 동역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내가 누군가의 삼갈이 되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보시기를 권합니다. 소 모는 막대기도 하나님 손에 들리면 충분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wrZsZsERMx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