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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도마 이야기 (충성심, 솔직한 질문, 신앙고백)

기도하는예나아빠 2026. 7. 31. 17:01

목차


    도마를 처음 들었을 때, 저는 솔직히 '아, 믿음 없는 제자'라고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요한복음을 찬찬히 읽어보니 전혀 다른 사람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가 의심한 게 아니라, 확신을 향해 끝까지 버텼던 겁니다. 오늘은 그 오해를 함께 풀어보겠습니다.



    믿음이 약해서가 아니라, 충성심이 너무 강해서

    도마가 처음 본문에 등장하는 장면이 저는 오래 기억에 남습니다. 나사로가 병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예수님은 유대 땅으로 다시 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하나같이 말렸습니다.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돌로 쳐 죽이려 했다는 걸 알고 있었으니까요.

    그때 도마가 한 말이 이겁니다. "우리도 주와 함께 죽으러 가자." 제가 처음 이 구절을 읽었을 때, 순간 멈췄습니다. 이 사람이 의심 많은 제자라고요? 죽음도 불사하겠다는 말을 아무렇지 않게 던진 사람이?

    순교적 헌신(martyr spirit)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여기서 순교적 헌신이란, 목숨보다 스승이나 신앙의 가치를 더 높이 두는 마음의 자세를 뜻합니다. 도마의 이 발언은 정확히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라, 두려움을 알면서도 따르겠다고 나선 겁니다. 제가 직접 이 본문을 여러 번 읽어보니, 도마는 베드로만큼이나 열정적인 제자였다는 확신이 생겼습니다.

    요약: 도마의 첫 등장은 '의심'이 아니라 죽음을 각오한 충성심의 표현이었습니다.

     

    모른다고 말할 수 있는 솔직한 질문의 힘

    두 번째 장면은 예수님이 십자가 직전, 제자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자리였습니다. 예수님은 "내가 어디로 가는지 그 길을 너희가 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자 도마가 손을 들었습니다. "주여, 주께서 어디로 가시는지 저희가 알지 못하거늘 그 길을 어찌 알겠습니까."

    솔직히 이 장면에서 제 마음이 제일 많이 움직였습니다. 나머지 제자들은 아마 고개를 끄덕이거나 침묵했을 겁니다. 모른다는 걸 드러내기 싫어서요. 그런데 도마만큼은 "저는 모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인식론적 정직함(epistemic honesty)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쉽게 말해, 내가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인정하는 태도입니다. 철학과 신학 양쪽에서 모두 높이 평가받는 덕목인데, 도마는 2천 년 전에 이미 그걸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런 태도는 성경공부 자리에서도 가장 중요한 출발점입니다. 모른다고 말하는 사람이 결국 가장 깊이 배우더라고요.

    도마의 이 질문 덕분에 예수님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라"는 말씀을 하시게 됩니다(출처: YouVersion 성경 앱 요한복음 14장). 어떻게 보면 도마의 솔직한 질문 하나가 성경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언 중 하나를 이끌어낸 셈입니다.

    요약: 도마의 "모르겠다"는 질문은 나약함이 아니라, 진리를 향한 솔직한 열망이었습니다.

     

    의심을 책망하지 않으신 예수님, 그리고 신앙고백

    부활 이후 장면이 나옵니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직접 보고 기쁨이 넘쳤지만, 하필 도마는 그 자리에 없었습니다. 소식을 듣고도 도마는 믿지 못했습니다. "직접 손바닥의 못 자국을 만져보지 않고는 믿지 않겠다"고 했죠.

    솔직히 처음엔 이 대목이 좀 야속하게 느껴졌습니다. 다들 기쁜데 혼자 고집을 피우는 것처럼 보였거든요. 그런데 제가 이 구절을 제대로 이해한 건 한참 뒤였습니다.

    예수님은 도마에게 찾아오셨습니다. 그리고 책망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네 손가락을 이리 내밀어 내 손을 보고, 네 손을 내밀어 내 옆구리에 넣어보라"고 하셨습니다. 부활 현현(resurrection appearance)이라고 불리는 이 장면은, 쉽게 말해 부활하신 예수님이 특정 제자에게 직접 나타나신 사건을 가리킵니다. 그 대상이 하필 가장 많이 의심한 도마였다는 점이 저한테는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도마의 반응은 이렇습니다.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이 신앙고백은 단순히 "예수님이 살아계신다"는 확인을 넘어섰습니다. 신학자들 사이에서 도마의 이 고백은 베드로의 고백("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보다도 더 완전한 신성 고백으로 평가받습니다. 제가 이 대목을 처음 알게 됐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의심 많다고 알려진 그 도마가, 가장 높은 수준의 고백을 했다는 게.

    • 도마의 신앙고백: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 — 예수님의 신성을 직접 고백한 성경 최초의 명시적 선언
    • 베드로의 고백: "주는 그리스도시요 살아 계신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 — 메시아성과 신성을 함께 고백
    • 신학적 평가: 어거스틴(Augustine)은 "도마가 의심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은 의심 없이 믿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출처: 어거스틴 요한복음 주석)
    요약: 예수님은 의심하는 도마를 품어주셨고, 도마는 결국 성경에서 가장 완전한 신앙고백을 남겼습니다.

     

    질문을 허용하되, 믿음의 방향을 잃지 말아야

    오늘날 한국 교회 안에서도 도마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느낍니다. 제가 청년부 모임에서 여러 번 들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그냥 믿으면 된다고만 하는 분위기가 불편해요." 이런 말 앞에서 저는 도마 이야기를 꺼내게 됩니다.

    도마처럼 직접 확인하고 싶어하는 성도를 '믿음이 약하다'고 정죄하는 대신, 질문 자체를 품어주는 목회적 환경(pastoral context)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오래전부터 해왔습니다. 여기서 목회적 환경이란, 교회 공동체 안에서 성도가 자신의 의심이나 질문을 안전하게 꺼낼 수 있도록 만들어진 신뢰의 분위기를 말합니다.

    그런데 한 가지를 함께 짚고 싶습니다.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은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였습니다. 도마에게 친절하셨지만, 동시에 믿음의 방향은 분명히 제시하셨습니다. 의심을 용납하는 것과, 의심 자체를 신앙의 목적지로 삼는 것은 다릅니다.

    제 경험상 이 두 가지를 혼동할 때 청년 신앙이 표류하는 경우를 여러 번 봤습니다. 질문은 출발점이어야 하지, 종착역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도마 역시 의심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뒤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는 고백으로 나아갔습니다. 그 흐름이 중요합니다.

    요약: 질문을 품는 공동체가 되어야 하지만, 의심이 신앙고백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방향성을 함께 잃지 않아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도마는 왜 의심 많은 제자로 알려지게 된 건가요?

    A. 요한복음에서 부활 소식을 듣고도 직접 보기 전까지는 믿지 않겠다고 한 장면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가 본문 전체를 읽어보니, 그전까지의 도마는 오히려 충성스럽고 솔직한 제자였습니다. 한 장면만 클로즈업된 채 이미지가 굳어진 경우라고 봅니다.

     

    Q. 도마의 신앙고백이 베드로보다 더 높다는 평가의 근거는 뭔가요?

    A. 베드로는 "주는 그리스도시요 하나님의 아들이십니다"라고 고백했고, 도마는 "나의 주님이시요 나의 하나님이시니이다"라고 했습니다. 신학적으로는 도마의 고백이 예수님의 신성을 더 직접적으로, 그리고 1인칭으로 고백했다는 점에서 더 완전한 표현으로 평가받습니다. 어거스틴도 이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Q. 예수님은 왜 도마를 책망하지 않으셨나요?

    A. 제가 이 장면에서 느낀 건, 예수님이 도마의 의심보다 도마의 마음을 먼저 보셨다는 겁니다. "내 손을 보고, 옆구리를 만져보라"는 말씀은 정죄가 아니라 초대였습니다. 확신을 원하는 사람에게, 그 확신을 얻을 기회를 직접 주신 거죠.

     

    Q. 도마처럼 의심하는 태도가 신앙에서 괜찮은 건가요?

    A. 도마의 이야기를 보면, 의심 자체보다 그 의심이 어디로 향하는지가 핵심인 것 같습니다. 도마는 의심에 머물지 않고 결국 가장 완전한 신앙고백으로 나아갔습니다. 질문과 회의는 신앙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만, 그 자체가 목적지가 되면 표류하게 된다는 걸 제 경험으로도 느꼈습니다.

     

    결론

    도마는 의심 많은 제자가 아니었습니다. 죽음도 각오한 충성심을 가졌고, 모른다고 말할 줄 아는 솔직함을 지녔으며, 끝내 성경에서 가장 완전한 신앙고백을 남긴 사람이었습니다. 제가 이 이야기를 정리하면서 오히려 도마에게서 많이 배웠습니다.

    오늘날 한국 교회에서 도마 같은 성도를 어떻게 대할 것인가는 여전히 중요한 목회적 과제입니다. 의심하는 마음을 정죄하기보다 품어주되, 그 의심이 말씀과 인격적인 만남을 통해 "나의 주님, 나의 하나님"이라는 고백으로 이어지도록 이끄는 것, 그게 도마의 이야기가 오늘 우리에게 주는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도마 이야기가 궁금하셨다면, 요한복음 11장·14장·20장을 직접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lf8shq0G9M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