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민수기를 처음 읽었을 때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라는 답답함이 먼저 들었습니다. 불평, 반역, 또 불평.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하게도 그 광야 1세대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매일의 생존 앞에서 흔들리는 그 연약함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광야 1세대가 남긴 실패의 기록, 그리고 제가 발견한 불편한 공통점민수기는 이스라엘이 시내 산을 떠나면서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성막(聖幕)을 주셨는데, 여기서 성막이란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가 백성 가운데 머무는 회막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텐트가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이 만나는 공간이었죠. 이스라엘은 성막을 진중앙에 두고, 제사장과 레위 지파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유다 지파를 선두로 12지파..
하나님의 음성을 직접 들으면서도 결국 탐욕 때문에 공동체를 무너뜨린 인물이 있습니다. 바로 발람(Balaam)입니다. 민수기 22~24장에서 그는 세 번이나 이스라엘을 축복한 '신실한 예언자'처럼 보이지만, 민수기 31장 16절에 이르면 전혀 다른 얼굴이 드러납니다. 성경을 정리하면서 저도 이 반전에 꽤 오래 멈춰 섰습니다.탐욕적 타협 — 발람은 처음부터 복술가였다발람을 '하나님의 선지자가 타락한 사례'로 보는 시각이 있는데, 저는 그 전제부터 다시 짚고 싶습니다. 여호수아 13장 22절은 발람을 가리켜 '복술가(점술가)'라고 명시합니다. 여기서 복술가란 신의 이름을 빌려 길흉을 점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던 이방 직업인을 가리킵니다. 처음부터 하나님을 섬긴 자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모압 왕 발락은 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