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의 천사가 이름을 불러 말을 건넨 첫 번째 인물은 족장도, 선지자도 아닌 도망친 여종 하갈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스마엘을 '버림받은 아들'로만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성경 안에 펼쳐져 있었거든요.언약의 울타리 — 이스마엘은 처음부터 쫓겨난 아들이 아니었다많은 분들이 이스마엘을 이야기할 때 '태어나면서부터 밀려난 존재'로 단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경 본문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이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첫째 아들로 태어나 무려 13년 동안 외아들이자 장자(長子)로 자랐습니다. 여기서 장자란 고대 근동 사회에서 재산과 권위..
솔직히 이번 에피소드는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적 장면 자체보다 그 기적에 닿기까지 각 인물이 겪어야 했던 과정이 훨씬 더 깊이 남았습니다. 12년간 혈루증(血漏症)을 앓은 여인, 죽어가는 딸을 앞에 둔 회당장 야이로, 그리고 군중 속에서 조용히 기적을 일으키시는 예수님. 저는 이 세 사람의 시선이 한 장면에서 교차하는 순간,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다 결국 멈춰 버렸습니다.믿음 — 닿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혈루증(血漏症)이란 멈추지 않는 출혈이 지속되는 병으로, 당시 유대 율법상 이 병을 앓는 사람은 '부정(不淨)한 자'로 분류되었습니다. 쉽게 말해 사회적으로 격리된 존재였습니다. 만지는 것도, 만져지는 것도 모두 율법적 오염으로 간주되었으니, 12년이라는 세월 동안 그 여인은 사람의 온기조차 제대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