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를 마치고 나왔는데, 월요일 아침이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이집트로 돌아가고 싶어지는 마음이 드는 걸 경험하신 적 없으십니까. 저는 출애굽기를 처음 제대로 읽었을 때 딱 그 충돌을 느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이야기인 줄만 알았는데, 읽다 보니 그게 제 이야기였습니다. 이름도 없이 살다가 이름을 되찾고, 자유를 얻었지만 자유에 적응하는 데 40년이 걸린 사람들의 이야기. 그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나니 이 책이 완전히 달리 보였습니다.이름 회복과 재앙 신학 — 출애굽의 역사적 뼈대출애굽기의 히브리어 원제는 '쉐모트(Shemot)', 번역하면 '이름들'입니다. 여기서 쉐모트란 단순한 책 제목이 아니라, 이집트에서 이름 없이 노예로 살던 사람들이 마침내 자기 존재를 되찾는 서사 전체를 압축한 단어입..
솔직히 모세를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린 시절부터 교회에서 수십 번 들어온 이름이니까요. 그런데 성경 본문을 다시 들여다보면서 제가 얼마나 표면만 훑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80세에 처음 소명을 받은 사람. 말도 잘 못하고 살인 전과까지 있는 그 사람을. 하나님이 굳이 선택하셨습니다. 모세의 이름 하나에도, 그의 생애 마지막에도 숨겨진 이야기가 있었습니다.이름의 비밀 — 이집트 왕궁에서 시작된 구원의 복선모세라는 이름이 단순히 '물에서 건져내었다'는 뜻이라고만 알고 있었는데, 제가 직접 관련 자료를 찾아보니 이야기가 훨씬 복잡하고 흥미로웠습니다.성경 출애굽기 2장 10절에는 히브리어 '마샤(Masha)', 즉 '건져내다'라는 동사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고대 근동학(Anci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