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에서 유독 손이 잘 안 가는 책이 있습니다. 저도 한동안 사사기를 피했습니다. "또 죄 짓고, 또 구원받고"가 반복되는 것 같아서 지루하다고 느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처음부터 제대로 읽어봤더니, 이건 지루한 반복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에 대한 가장 냉혹한 기록이었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한국 교회를 향한 경고이기도 했고요.사사기의 악순환, 왜 이렇게 반복되는 걸까일반적으로 사사기를 '이스라엘 영웅들의 활약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은데, 제가 실제로 본문을 읽어보니 분위기가 전혀 달랐습니다. 오히려 영웅담이 아니라 실패 기록에 가깝습니다.사사기는 여호수아 이후 이스라엘의 이야기입니다. 약속의 땅을 받았지만 가나안 족속을 완전히 몰아내지 않았고, 결국 그들과 이웃해 살면서 문화와 종교적 관습을 그대로..
삼손이 죽을 때 죽인 자가 살았을 때 죽인 자보다 더욱 많았다(사사기 16:30). 처음 이 구절을 다시 읽었을 때, 저는 묘하게 가슴이 먹먹해졌습니다. 영웅의 마지막치고는 너무 쓸쓸했고, 회개의 기도치고는 너무 늦어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그게 전부일까요. 삼손의 이야기는 단순한 비극적 영웅담이 아닙니다. 세속화(世俗化)의 끝에서 주권적 구원을 이루시는 하나님의 구속사(救贖史)가 그 안에 담겨 있습니다.배경: 다곤 신전에서 벌어진 일블레셋 사람들이 다곤(Dagon)에게 큰 제사를 드리던 날, 삼손은 옥에서 끌려나와 그들의 구경거리가 되었습니다. 여기서 다곤이란 블레셋의 곡물 혹은 물고기 신으로 알려진 고대 가나안 지역의 주요 우상으로, 이스라엘의 여호와 하나님과 정면으로 대립하는 존재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