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에서 평신도로 섬기다 보면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채 결정적인 순간마다 공동체를 붙들어 온 분들을 만납니다. 성경 속 십보라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봤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출애굽기 전체에서 이름이 단 세 번 등장하는 이 여인이, 출애굽의 과업이 아예 시작조차 못 할 뻔했던 순간을 직접 손으로 막아낸 인물이라는 사실을 그때서야 비로소 실감했습니다.할례 언약 — 이방 여인이 꿰뚫어 본 것십보라는 미디안 제사장 르우엘(이드로)의 딸입니다. 미디안 족속은 아브라함의 서자 미디안에게서 나온 혈통으로, 이스라엘과 완전히 남남인 이방 민족이 아니었습니다. 요셉을 애굽에 팔아넘긴 상인들이 미디안 사람이었고, 모세는 반대 방향으로 애굽을 탈출해 미디안으로 흘러 들어왔습니다. 아브라함의 두 갈래 후손..
3만 2천 명의 군사를 단 300명으로 줄인 뒤 전쟁에서 이겼다는 이야기,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황당하다는 느낌이 먼저 왔습니다. 그런데 사역 현장에서 성도들과 이 본문을 붙들고 앉아 있다 보면, 이게 단순한 전쟁 영웅담이 아니라는 걸 점점 선명하게 느끼게 됩니다. 숫자를 줄이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 — 그 한 줄이 이 이야기 전체의 무게를 결정합니다.양털 표적: 확신을 구한 사람의 솔직한 모습기드온은 이스라엘 군사 3만 2천 명을 집결시킨 직후, 정작 자신이 먼저 흔들렸습니다. 하나님이 정말 함께하시는지 확인하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마당에 양털 한 뭉치를 두고 조건을 걸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양털에만 이슬이 맺히고 주변 땅은 바짝 말라 있게 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성경은 그 결과를 담담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