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는 1장부터 27장까지, 시간 순서가 아닌 문학적 골격으로 짜인 책입니다. 처음 이 사실을 알았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창세기에서 출애굽기로 넘어오는 내러티브의 흐름을 따라가다 레위기를 펼쳤더니, 갑자기 제사 규정이 쏟아지는 바람에 "이게 같은 성경 맞나?" 싶었거든요.레위기의 문학적 구조, 왜 이렇게 만들었을까제가 처음 레위기를 통독하려 했을 때 가장 먼저 부딪힌 벽은 구조 파악이었습니다. 창세기나 출애굽기처럼 "그다음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따라가는 내러티브가 아니라, 규정과 율례가 덩어리째 쌓여 있는 형태였거든요. 그때 알게 된 사실 하나가 이 책을 완전히 다르게 보이게 했습니다. 레위기는 '문학적 골격(literary framework)'으로 구성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문학적..
교회를 십 년 넘게 다니면서도 "나는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지?"라는 질문이 불쑥 올라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성경 구절은 줄줄 외우는데, 정작 그 말씀이 심령 깊은 곳에 닿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요한복음이 조명하는 제자 빌립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그 시절 저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 한동안 책을 덮지 못했습니다.공관복음이 말하지 않는 빌립의 다섯 장면신약성경의 공관복음(Synoptic Gospels)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여기서 공관복음이란 마태·마가·누가복음 세 권을 함께 묶어 부르는 말로, 세 권이 공통된 시각과 자료를 공유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세 복음서는 빌립을 열두 제자 명단에 이름 한 줄 올리는 것 이상으로 소개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요한복음은 달랐습니다. 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