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를 십 년 넘게 다니면서도 "나는 왜 예수님을 믿어야 하지?"라는 질문이 불쑥 올라오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성경 구절은 줄줄 외우는데, 정작 그 말씀이 심령 깊은 곳에 닿는 느낌이 없었습니다. 요한복음이 조명하는 제자 빌립의 이야기를 들여다보면서, 그 시절 저의 모습과 너무 닮아 있어 한동안 책을 덮지 못했습니다.공관복음이 말하지 않는 빌립의 다섯 장면신약성경의 공관복음(Synoptic Gospels)이라는 표현을 들어본 적 있으실 겁니다. 여기서 공관복음이란 마태·마가·누가복음 세 권을 함께 묶어 부르는 말로, 세 권이 공통된 시각과 자료를 공유한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 세 복음서는 빌립을 열두 제자 명단에 이름 한 줄 올리는 것 이상으로 소개하지 않습니다.그런데 요한복음은 달랐습니다. 제..
꼭 앞에 서야만 좋은 신앙인일까요? 저는 안드레를 공부하면서 이 질문을 계속 붙들고 있었습니다. 그는 예수님의 열두 제자 중 가장 먼저 부르심을 받은 사람이었지만, 성경 어디에도 그가 주목받는 장면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직접 겪어보니, 오히려 그 조용한 자리에서 더 깊은 울림이 왔습니다.첫 번째 제자, 그런데 왜 우리는 그를 잘 모를까성경에서 안드레는 명확하게 '프로토클레토스(Protokletos)'로 불립니다. 여기서 프로토클레토스란 '가장 먼저 부르심을 받은 자'를 뜻하는 그리스어 표현으로, 동방 정교회 전통에서 안드레를 특별히 높이는 근거가 됩니다. 그는 원래 세례 요한의 제자였는데, 세례 요한이 예수님을 가리켜 "보라, 하나님의 어린 양이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즉시 예수님을 따라갑니다(출처:..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오병이어 기적은 성경에서 수십 번 읽었는데, 드라마로 보니 기적 자체보다 그 직전 시몬의 표정이 더 오래 머릿속에 남았습니다. 《더 초즌 시즌3》 8화는 수천 명을 먹이고 폭풍 위를 걷는 장면을 담으면서도, 핵심은 따로 있었습니다. "왜 내 사람은 두고 이방인만 돌보십니까"라고 물에서 소리치던 시몬의 분노가, 제가 오래전 기도 중에 했던 말과 너무 닮아 있어서 화면에서 눈을 못 뗐습니다.오병이어, 기적보다 먼저 온 질문일반적으로 오병이어(五餠二魚) 사건은 예수님의 전능하심을 증명하는 장면으로 소개됩니다. 여기서 오병이어란 보리떡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로 수천 명을 먹이신 기적을 뜻하며, 마태복음 14장, 마가복음 6장, 요한복음 6장에 공통으로 기록된 사건입니다(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