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민수기를 처음 읽었을 때 "이 사람들은 왜 이렇게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라는 답답함이 먼저 들었습니다. 불평, 반역, 또 불평. 그런데 읽으면 읽을수록 이상하게도 그 광야 1세대의 모습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매일의 생존 앞에서 흔들리는 그 연약함이, 어쩌면 지금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광야 1세대가 남긴 실패의 기록, 그리고 제가 발견한 불편한 공통점민수기는 이스라엘이 시내 산을 떠나면서 시작됩니다. 하나님께서 성막(聖幕)을 주셨는데, 여기서 성막이란 하나님의 거룩한 임재가 백성 가운데 머무는 회막을 의미합니다. 단순한 텐트가 아니라 하나님과 인간이 만나는 공간이었죠. 이스라엘은 성막을 진중앙에 두고, 제사장과 레위 지파가 그 주변을 둘러싸고, 유다 지파를 선두로 12지파..
모세의 지팡이로 나일강을 쳤다고 알고 계셨습니까? 제가 출애굽기를 다시 읽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성경 원문을 보면 그 지팡이는 모세가 아닌 아론이 쥐고 있었습니다(출 7:19). 조연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공동 주연이었던 인물, 아론. 실수하고 무너졌지만 끝내 자신의 자리를 지킨 이 사람의 이야기가 저는 계속 마음에 걸렸습니다.금송아지 사건, 단순한 실수였을까요?아론을 이야기할 때 금송아지 사건을 빼놓을 수가 없습니다. 모세가 시내산에 올라가 40일이 넘도록 내려오지 않자, 백성들은 아론에게 "우리를 인도할 신을 만들어 달라"고 압박했습니다. 그리고 아론은 그 요구에 굴복해 금 귀고리를 걷어 금송아지를 만들었습니다.이 사건을 두고 '압박에 굴복한 연약함'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 표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