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이 일어나면 모든 게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더 초즌 시즌2》 5화를 보고 나서 그 생각이 흔들렸습니다. 38년 만에 걷게 된 이새는 공회 조사를 받았고, 치유된 갈렙은 다시 쓰러졌으며, 마리아는 사라졌습니다. 기적 이후에도 세상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더 복잡해졌습니다. 저는 이 장면들을 보면서 지금 한국 사회에서도 비슷한 풍경이 반복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습니다. 기적을 조사하는 사람들 — 공회와 기득권의 논리38년 동안 걷지 못하던 사람이 걷게 됐습니다. 보통이라면 이건 그냥 기쁜 일입니다. 그런데 5화에서 공회(산헤드린, Sanhedrin)는 이 사건을 기쁨이 아니라 위협으로 읽었습니다. 공회란 당시 유대 사회의 최고 종교·사법 기관으로, 쉽게 말해 오늘날의 대법원과..
《더 초즌 시즌2》 4화의 핵심은 베데스다 못가에서 일어난 38년 된 병자의 치유이지만, 드라마가 실제로 던지는 질문은 다릅니다. "하나님을 향한 열심이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는가?" — 저도 신앙 콘텐츠를 다루면서 이 질문 앞에 여러 번 멈춰 선 적이 있습니다. 이 에피소드는 치유 기적만큼이나 그 주변에 배치된 인물들, 특히 셀롯파 시몬의 이야기가 묵직하게 남습니다.열심이 폭력이 되는 순간 — 셀롯파 시몬의 민낯일반적으로 셀롯파(Zealots)라고 하면 단순한 민족주의 저항군쯤으로 알려져 있지만, 제가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느낀 건 그보다 훨씬 복잡한 감정이었습니다. 셀롯파란 1세기 유대 사회에서 로마 지배에 무력으로 저항하던 급진적 종교·정치 집단을 의미합니다. 드라마 속 시몬은 지도자 앞..
《더 초즌 시즌2 3화》를 처음 틀었을 때, 솔직히 저는 드라마라고 생각하기보다 묵상 영상을 보는 느낌이었습니다. 예수님 주변 제자들이 서로 투닥거리고, 누군가는 자기 병을 왜 고쳐주지 않냐며 조용히 삭이고, 또 누군가는 유대인인 자신의 정체성에 지쳐 있었습니다. 화면 속 인물들이 2천 년 전 사람들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처럼 느껴졌고, 그 지점이 이 에피소드를 단순한 성경 드라마 이상으로 만든다고 생각합니다. 제자들의 고민: 기대와 두려움 사이이번 에피소드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은 마태가 시편 139편을 외우는 장면입니다. "내가 하늘에 올라갈지라도 거기 계시며, 스올에 내 자리를 펼지라도 거기 계시나이다"라는 구절인데, 이것이 단순한 암송 훈련이 아니라는 점이 금세 드러납니다. 마태..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에피소드를 보면서 한 번 멈췄습니다. 멜렉이라는 남자가 자기 입으로 강도 행각을 털어놓는 장면에서였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를 정죄하지 않으셨습니다. 오히려 먼저 찾아가셨습니다. 더 초즌 시즌2 1화는 '잃은 양의 비유'를 그대로 눈앞에 펼쳐 보이는 에피소드였고, 제가 평소에 사람을 대하던 방식을 다시 돌아보게 만들었습니다. 멜렉 이야기가 유독 현실적으로 느껴진 이유 더 초즌(The Chosen)은 성경 속 인물들을 드라마 형식으로 재구성한 작품입니다. 여기서 '재구성'이란, 성경이 기록하지 않은 인물들의 감정과 대화를 창작진이 상상력으로 채워 넣는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멜렉이라는 이름의 사마리아인도 성경에는 등장하지 않는 창작 인물입니다. 그런데 이 인물이 너무 현실적이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