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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이스마엘 (언약의 울타리, 광야의 구원, 화해)

성경 전체를 통틀어 하나님의 천사가 이름을 불러 말을 건넨 첫 번째 인물은 족장도, 선지자도 아닌 도망친 여종 하갈이었습니다. 저는 이 사실을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좀 당황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스마엘을 '버림받은 아들'로만 기억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성경 안에 펼쳐져 있었거든요.언약의 울타리 — 이스마엘은 처음부터 쫓겨난 아들이 아니었다많은 분들이 이스마엘을 이야기할 때 '태어나면서부터 밀려난 존재'로 단정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성경 본문을 찬찬히 따라가다 보면 이 전제 자체가 틀렸다는 걸 발견하게 됩니다.이스마엘은 아브라함의 첫째 아들로 태어나 무려 13년 동안 외아들이자 장자(長子)로 자랐습니다. 여기서 장자란 고대 근동 사회에서 재산과 권위..

카테고리 없음 2026. 8. 22. 05:07
10.하갈 이야기 (고대관습, 엘로이, 갈라디아서)

구역 예배 준비를 하다가 창세기를 다시 펼쳤을 때, 하갈이라는 이름 앞에서 손이 멈췄습니다. 주인공도 아니고, 영웅도 아닌 이집트 여종. 그런데 읽을수록 이 사람의 이야기가 성경 전체에서 유독 묵직하게 느껴졌습니다. 하나님께 직접 이름을 붙여 부른 최초의 인물이 아브라함도, 사라도 아닌 하갈이었다는 사실은, 솔직히 제게도 꽤 예상 밖이었습니다.고대 관습이 만든 비극, 그 구조를 먼저 봐야 합니다하갈 이야기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당시 고대 근동(古代 近東) 사회의 관습부터 짚어야 합니다. 고대 근동이란 현재의 이라크, 시리아, 이스라엘 일대를 포함한 문명 발생지로, 지금으로부터 약 3,500~4,000년 전의 법 체계와 생활 방식이 통용되던 세계입니다.1940년대에 발굴된 누지(Nuzi) 석판 문서에는 이런..

카테고리 없음 2026. 8. 21. 05:54
9.아브라함과 롯 (양보, 선택 기준, 믿음)

더 좋은 땅을 먼저 고른 사람이 과연 더 현명한 걸까요? 창세기 13장을 처음 읽었을 때, 저는 솔직히 롯의 선택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습니다. 요단 들녘은 물도 풍부하고 도시도 가까웠으니까요. 그런데 본문을 두세 번 더 읽고 나서야 이 장면이 단순한 땅 분배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브라함의 양보가 얼마나 비범한 결단이었는지, 그리고 그 배경에 어떤 신학적 긴장이 숨어 있는지를 제가 정리해봤습니다.양보라는 선택 — 삼촌이 먼저 물러선 이유가나안에 정착한 아브라함과 조카 롯은 둘 다 가축과 재산이 크게 불어난 상태였습니다. 소, 양, 낙타, 당나귀에 금과 은까지. 두 집안의 목자들이 같은 풀밭과 우물을 두고 날마다 충돌하면서 갈등이 누적되었고, 아브라함은 결국 롯을 불러 이렇게 말합니다. "..

카테고리 없음 2026. 8. 20. 05:22
8.사라 이야기 (불임의 고통, 하갈 갈등, 믿음의 회복)

교회에서 창세기를 가르치다 보면, 사라 이야기를 단순한 '믿음의 여인' 서사로 정리해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처음엔 그렇게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서 주석과 고대 근동 법전 자료를 찾아 읽으면서, 일반적으로 '신앙의 아이콘'으로만 그려지는 사라가 실은 극도로 복잡한 내면을 가진, 매우 인간적인 인물이었다는 걸 새삼 실감했습니다. 불임의 고통, 하갈과의 갈등, 90세의 불신 — 이 모든 굴곡이 있었음에도 사라는 결국 이삭을 품에 안았습니다.불임의 고통과 하갈 갈등 — 사라의 인간적 한계사라(본명 사라이, 히브리어로 '공주')는 아브라함보다 열 살 정도 어렸고, 아버지 쪽 이복 여동생이기도 했습니다. 하나님이 아브라함에게 "큰 민족의 조상이 되리라"는 언약을 주셨을 때, 사라 입장에서 이 약속은..

카테고리 없음 2026. 8. 19. 17:37
7.아브라함의 믿음 (부르심, 순종, 언약)

솔직히 처음 창세기 12장을 읽었을 때 저는 이 장면이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떠났다"는 히브리서 11장 8절의 표현이 너무 막연하게 느껴졌거든요. 그런데 아브라함의 여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따라가다 보니, 이 사람이 얼마나 많은 실패와 두려움 속에서도 한 방향을 잃지 않았는지가 비로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유대교·기독교·이슬람 세 종교가 모두 아버지라 부르는 인물, 아브라함. 그 이유가 무엇인지 제가 직접 정리해봤습니다.하나님의 부르심 — 침묵을 가른 음성갈대아 우르(Ur of the Chaldeans)는 기원전 2000년대 메소포타미아에서 손꼽히는 번성한 도시였습니다. 달의 신 난나를 섬기는 신전이 도시 한복판에 서 있었고, 사람들은 그 앞에서 대대로 제사를 드리며 살아왔습니다...

카테고리 없음 2026. 8. 18. 21:41
6.노아의 세 아들 (저주 논쟁, 바벨탑, 인류 분산)

성경에서 가장 오래 머릿속을 맴돌았던 장면이 있습니다. 노아가 포도주에 취해 쓰러졌는데, 아들 함이 그 모습을 봤다는 이유만으로 손자 가나안이 저주를 받는 장면입니다. 솔직히 처음 읽었을 때 "이게 말이 되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히브리어 원문과 고대 유대 문헌을 파고들다 보니, 그 단순해 보이는 장면 뒤에 수천 년의 해석 논쟁이 쌓여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노아의 세 아들 샘, 함, 야벳이 홍수 이후 각자 동쪽, 남쪽, 북쪽으로 흩어져 인류의 뿌리가 되는 이야기, 그리고 바벨탑 사건까지—이 서사 전체를 다시 들여다봤습니다.함의 저주, 정말 단순한 불효 이야기인가창세기 9장의 저주 사건을 두고 "왜 함이 아닌 가나안이 저주를 받았는가"라는 질문은 지금도 신학자들 사이에서 논쟁거리입니다. 저도 처음엔..

카테고리 없음 2026. 8. 18.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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