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조용해지고 있다는 말을 요즘 부쩍 자주 듣습니다. 학령인구 감소와 청년 이탈로 한국 교회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있는 게 사실입니다. 그런데 저는 사사기 4~5장을 다시 읽으면서 이 침체가 꼭 끝이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0년간 야빈 왕의 압제 아래 신음하던 이스라엘이 전혀 예상치 못한 두 여인을 통해 회복됐던 것처럼, 지금도 의외의 자리에서 일이 벌어지고 있을지 모른다는 거죠.여성 리더십 — 종려나무 아래, 드보라는 무엇을 했을까드보라를 처음 제대로 들여다본 건 불과 몇 달 전이었습니다. 성경을 읽으면서 "여선지자(Prophetess)"라는 단어를 그냥 지나쳤는데, 찬찬히 보니 그게 예사 단어가 아니더군요. 여선지자란 하나님의 말씀을 직접 받아 전달하는 사람, 즉 단순한 조언자가..
사역을 혼자 다 짊어지려다 어느 순간 완전히 탈진한 적이 있습니다. 젊은 시절, 완벽주의 성향 탓에 팀원에게 일을 맡기지 못하고 혼자 끌어안았다가 결국 몸도 마음도 바닥을 쳤습니다. 그때 사사기 3장 31절, 단 한 절짜리 인물 삼갈을 다시 읽으며 무언가가 달라 보였습니다. 소 모는 막대기 하나로 블레셋 사람 600명을 물리친 이 이름 없는 구원자가, 오히려 저에게 리더십의 본질을 가르쳐줬습니다.소사사 삼갈, 왜 단 한 절로 기록됐을까사사기에는 크게 두 부류의 사사가 등장합니다. 기드온, 삼손, 드보라처럼 여러 장에 걸쳐 상세히 기록된 메이저 사사(Major Judge)가 6명, 그리고 아주 짧게 언급되는 마이너 사사(Minor Judge)가 6명입니다. 여기서 마이너 사사란 이스라엘을 구원한 공로는 분..
이스라엘이 모압에게 점령당해 18년간 종노릇을 했습니다. 처음 이 숫자를 접했을 때, 저는 솔직히 한국 교회가 떠올랐습니다. 편안함에 익숙해진 신앙이 얼마나 빠르게 무너지는지, 에훗 이야기는 그 과정을 너무도 적나라하게 보여줍니다.편안함의 유혹 — 가나안에서 무너진 이스라엘여호수아가 백열 살의 나이로 눈을 감은 뒤, 이스라엘은 약속의 땅 가나안에 정착했습니다. 전쟁이 끝나고, 땅이 풍요로웠습니다. 제가 이 대목을 처음 꼼꼼히 읽었을 때 느낀 건, 오히려 그 풍요로움이 문제의 시작이었다는 점이었습니다.사사기(士師記)는 구약성경에서 여호수아 이후 왕정이 세워지기 전까지의 시대를 기록한 책입니다. 여기서 사사기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을 구하기 위해 세우신 지도자들, 즉 '사사'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서를 의미..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샬롬'이라는 단어를 그냥 인사말 정도로 흘려들었습니다. 그런데 사사기 초반 옷니엘의 이야기를 깊이 들여다보고 나서야, 이 단어가 얼마나 무거운 신학적 무게를 담고 있는지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사사기 1장과 3장에 기록된 옷니엘의 승리와 40년의 평화는 단순한 군사적 성취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옷니엘이 드빌을 점령할 수 있었던 진짜 이유여호수아가 죽고 난 뒤 이스라엘은 지도자 공백이라는 심각한 위기에 처했습니다. 아직 쫓아내지 못한 가나안 족속들이 남아 있었고, 그들은 이 틈을 노리고 있었습니다. 이스라엘은 누가 먼저 올라가야 하는지조차 몰라 여호와께 물어야 했습니다. 제가 이 장면을 처음 읽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그..
예수님의 제자는 열둘이 아니었던 적이 있습니다. 가룟 유다가 떠난 자리, 그 빈 곳을 채운 인물이 마티아입니다. 사도행전 1장에 단 한 번 이름이 등장하고 이후로는 아무런 기록이 없는 사람. 처음에는 저도 "이렇게 조용한 사람이 왜 사도였을까"라는 의문을 품었는데, 그 침묵 안을 들여다볼수록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사도 자격 — "능력"이 아니라 "함께한 시간"이었습니다베드로가 다락방에서 제시한 사도 자격 요건은 솔직히 제 예상을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기적을 행할 수 있는가, 설교를 잘할 수 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알고 있는가 — 이런 것들이 기준일 거라고 막연히 생각했으니까요. 그런데 성경이 제시한 기준은 딱 하나였습니다. "요한의 세례로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날까지, 우리와 함께 ..
가롯 유다를 생각하면 곧장 '악인'이라는 단어가 떠오릅니다. 그런데 솔직히 성경을 다시 꼼꼼히 읽어보니, 그를 단순히 희대의 악당으로 정리하기엔 뭔가 찜찜한 구석이 남더군요. 그는 12제자 중 재물을 맡길 만큼 신임을 받던 사람이었고, 마지막엔 죄책감에 은 30냥을 내던졌습니다. 탐욕과 배신, 그리고 자책과 진정한 회개의 차이. 이 간격이 생각보다 훨씬 좁고도 치명적이었습니다.탐욕과 배신 — 유다는 처음부터 악인이었을까가롯 유다(Judas Iscariot)라는 이름 자체가 흥미롭습니다. '가롯'은 히브리어로 '그리욧 사람'을 뜻하며, 12제자 중 유일하게 갈릴리 출신이 아닌 유대 지방 출신으로 추정됩니다. 여기서 그리욧(Kerioth)이란 구약 성경 아모스서와 예레미야서에 등장하는 유대 남부의 도시 이름..